DIRECTOR’S STATEMENT

연출의 글

한감독

저는 영화가 세상이 미처 보지 못한 삶을 비추고, 사람들이 그 삶 앞에 멈춰 서게 하는 힘이 있다고 믿습니다. 관객은 화면 속 인물의 고단함과 기쁨을 함께 겪으며 그들을 이해하게 됩니다. 그 이해는 결국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질문으로 이어집니다.

기독교인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지금 한국 교회가 처한 상황을 모르지 않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기독교가 지금처럼 비난받고 힘을 잃었던 때가 있었나 싶습니다. 교인이 줄고, 신학생이 줄고, 교회가 줄어듭니다. 어쩌면 주님께서 말씀하신 ‘주님의 이름 때문에 욕을 먹는 때’가 바로 지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기독교를 이렇게 만든 것은 누구의 탓도 아닌 우리, 바로 나 때문이라는 것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이 어려운 때에 움츠러들지 않고 오히려 세상으로 나아갈 용기를 내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개척교회를 시작하는 목사님들입니다. 이분들은 월세를 내기도 버겁습니다. 몇 안 되는 성도 앞에서 말씀을 전하고, 거리로 나가 전도하다 욕을 듣기도 합니다. 평일에는 배달을 하거나 물류센터에서 일하며 교회를 지키는 목사님들도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이제 흔한 이야기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궁금해졌습니다. 이분들은 왜 개척을 하는 걸까? 고백하자면 저는 제법 규모가 있는 교회에 다니고 있고, 개척교회에 나갈 생각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힘들고 불편할 것이라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 망설임이 이 작품의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저는 전국의 개척교회 목사님들을 찾아가 그분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으려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모은 이야기들을 주인공 송목사를 통해 하나의 이야기로 풀어내려 합니다.

이 작품은 몇 가지 질문에 답하고자 합니다. 그분들은 왜 개척을 하게 되었는가? 그에 앞서 왜 신학의 길에 들어섰는가? 어떤 사명감을 품고 이 길을 걷고 있는가?

저는 개척교회가 곧 전도이며, 말씀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믿음의 선배들이 걸었던 길을 떠올려 봅니다. 아프리카로, 아니 100여 년 전 이 동양의 작은 나라로 와서 말씀을 전한 선교사님들 말입니다. 그분들은 성도가 많아서, 혹은 무언가를 기대하고 이 땅에 왔을까요? 아닙니다. 목숨을 걸고 말씀을 전하기 위해 왔습니다. 지금도 한국의 선교사님들은 지구 곳곳의 오지에서 말씀을 전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제는 우리나라가 그런 믿음의 오지가 되어 버린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송목사는 세상을 잘 모르는 사람입니다. 그는 비싼 월세 앞에서 절망하고, 교회를 사고파는 브로커의 유혹에 흔들리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그는 어려운 이웃을 섬기기 위해 교회를 나와, 교회를 세우려 합니다.

저 역시 모든 답을 알고 있다고 말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송목사와 전국 개척교회 목사님들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전하고, 그 의미는 관객 스스로 찾아가기를 바랍니다. 이 작품이 교회 안에 있는 이들에게는 처음의 믿음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교회 밖에 있는 이들에게는 한국 교회를 다시 바라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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